창밖으로 흐르는 계절의 결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우리가 발을 딛고 서 있는 이 ‘나라’라는 공간이 단순한 지리적 경계를 넘어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임을 문득 깨닫게 됩니다. 아름다운 나라를 꿈꾸는 것은 거창한 구호나 정교한 정책 이전에, 우리 각자의 가슴속에 작은 화단 하나를 가꾸는 일과 같습니다. 그 화단이 모여 정원이 되고, 그 정원이 이어져 비로소 하나의 아름다운 풍경을 이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아름다운 나라를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그 답을 찾기 위해 저는 세 가지 마음의 길을 걸어보고자 합니다.
첫 번째 길: ‘다름’을 향한 따스한 응시
아름다운 숲이 아름다운 이유는 한 종류의 나무만 서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키 큰 소나무 곁에 이름 없는 들꽃이 피어 있고, 단단한 바위 틈 사이로 부드러운 이끼가 숨을 쉽니다. 우리 사회도 이와 같습니다. 서로 다른 생각, 서로 다른 삶의 궤적들이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나라의 빛깔은 깊어집니다.
오늘날 우리는 너무나 쉽게 타인에게 선을 긋고 벽을 세웁니다. 내가 정해놓은 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타인의 진심을 왜곡하거나 날 선 비난을 던지곤 합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나라를 향한 첫걸음은 그 벽을 허물고 ‘환대’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이를 ‘적’이 아닌 ‘또 다른 관찰자’로 인정하는 태도, 그 부드러운 포용력이 우리 공동체의 근간을 아름답게 만듭니다. 타인의 아픔을 내 손등바닥의 상처처럼 아릿하게 느낄 수 있는 공감의 능력이 회복될 때, 비로소 이 땅은 사람의 온기로 가득 찬 나라가 될 것입니다.
두 번째 길: 일상의 사소함을 지키는 ‘윤리적 품격’
우리는 종종 거대한 변화만을 애국이라 부르지만, 사실 나라의 품격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켜지는 사소한 양심에서 결정됩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골목길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마음, 횡단보도 앞에 멈춰 서는 정직한 기다림, 그리고 내가 누리는 편리가 누군가의 희생 위에 세워진 것은 아닌지 돌아보는 성찰. 이러한 ‘일상의 윤리’가 모여 국가의 격(格)이 됩니다.
법과 제도가 우리를 통제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가 내면의 도덕률을 따르는 ‘자율적 시민’이 되어야 합니다. 정직함이 손해로 치부되지 않고, 성실함이 당연한 가치로 대우받는 사회. 그러한 사회를 만드는 것은 정치가나 위인들이 아니라, 매일 아침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타인을 배려하는 우리 평범한 이웃들의 손길입니다. 내가 먼저 건네는 다정한 인사 한마디, 공공의 질서를 지키려는 작은 수고가 모여 이 나라를 투명하고 맑은 물결로 채워갈 것입니다.
세 번째 길: 미래를 향한 ‘지속 가능한 책임’
진정으로 아름다운 나라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만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그것은 잠시 빌려 쓰는 것이며, 언젠가 우리 아이들에게 온전하게 돌려주어야 할 유산입니다. 자연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 그리고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교육과 문화에 대한 관심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의 풍요로움을 위해 미래의 자원을 가불(加拂)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질문해야 합니다. 산천의 푸름을 보존하고, 자원이 순환되는 세상을 만드는 일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입니다. 더불어 아이들이 점수와 경쟁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것, 그것이 선배 세대인 우리가 짊어져야 할 거룩한 책임입니다. 미래 세대가 “이 나라에서 태어나서 참 다행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의 소명은 완수됩니다.